정신과 진단을 모호하게 이야기 하는 이유 👩‍⚕️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정신과 진료시간은 매우 짧은 편이었습니다

내과나 이비인후과 진료를 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짧은 경우도 많았고 괜찮은지 여부만 물어보고 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느껴질 만큼 진료시간이 짧은 편이었지만 2017년 정신과 상담 수가가 개정되고 난 뒤에는 비약적으로 진료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단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봤을 때 아직 명확한 진단을 말해주지 않고 모호하게 넘어가고 다음에 한번 더 오라고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이렇게 정신과 진단이 모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korean university student is trying to overcome depressive disorder

정신과 진단기준에는 시간적 요소가 있습니다

다른 의학적 진단에소 시간적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정신과 진단의 경우에는 시간적인 개념이 거의 모든 진단에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시간적 개념이 진단을 위해서 매우 핵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울증의 경우에는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진단기준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은 지속성이 없고 생활에 지장이 크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좋아질 수 있다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조울증의 경우에는 우울증 삽화와 조증 삽화가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 진단기준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 역시 삽화(Episode)라는 시간적 개념이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korean university student is trying to overcome depressive disorder

다음 진료시간에 뵙자는 것의 의미

때로는 명확히 진단을 이야기 해 주지도 않은 채로 일단 다음 진료에 다시 보자는 이야기를 듣고 허탈해 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아직 진단을 명확히 내리기에는 시간적 기준이 만족되지 않았고 오늘 진료 때 말씀해주신 증상들 자체만 놓고 보면 여러가지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음에 몇번 더 오셔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몇번 진료를 받고 진단이 확실해 지는 경우도 있지만 애매한 경우는 수 년 이상 진료를 꾸준히 하고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korean university student is trying to overcome depressive disorder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꾸준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정신과 진단은 이처럼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 시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뒤집어서 이야기 하면 진료를 상당시간 진행하기 전에는 정확한 진료가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고 따라서 치료에 대한 효과도 크게 느끼지 못하실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처음 내원하신 정신과 의원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몇번을 바꾼 뒤에야 효과를 보는 경우에는 이렇게 먼저 다녀가신 정신과에서 어느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나중에 가신 정신과에서 선생님이 이전 정신과에서 치료받았던 이야기를 듣고 정확한 진단을 알게 된 경우가 상당 수 있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