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본 것이 기억에 오래 남아 ‘중독‘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정선 강원랜드 앞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영상이었는데요,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차를 담보로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고 나서, 돈을 갚지 못해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라고 합니다.
타고 온 차까지 전당포에 맡겨버리고 도박을 할 정도로 도박이 재미있는 걸까요? 하지만, 쾌락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듯 좀비처럼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다지 즐겁거나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중독 상태가 지속되게 되면, 처음의 쾌락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헤어나올 수 없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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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중독을 유발하는 이유
도박, 알코올 등 다양한 중독의 시작은 보통 ‘쾌락’에서 출발합니다. 처음 도박을 했을 때, 큰 승리를 맛본 사람은 그 순간의 짜릿한 기쁨을 기억합니다. 알코올 역시 첫 한 모금이 가져오는 긴장 해소와 술에 취함에 따른 기분 전환이 뇌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때 뇌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합니다. 도파민은 보상과 쾌락을 느끼게 해 주는 물질로, 우리는 쾌락을 느꼈던 그 때의 도파민의 자극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작은 자극으로도 큰 쾌락을 느끼지만, 이내 도파민 수용체가 둔감해지며 점차 더 강한 자극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자극이 반복되면 내성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같은 자극으로도 쾌락을 덜 느끼게 되는 것을 ‘내성’이라고 하는데요, ‘중독’의 문제는 쾌락을 쫓는 과정에서 내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도박으로 큰 돈을 딴 경험이 반복될수록, 동일한 승리에도 느껴지는 기쁨은 점차 줄어들고 더 큰 승리를 갈망하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자 역시 처음에는 한두 잔의 술로 만족하던 것이 점점 더 많은 양을 마셔야만 같은 취기를 느끼게 됩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도파민 시스템이 점차 둔감해지기 때문입니다.
내성이 생기면 이전에 느꼈던 쾌락을 다시 얻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해지고, 결국 일상적인 자극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중독은 ‘쾌락’을 위한 행동이 아닌, ‘중독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 변질됩니다. ‘쾌락’을 느끼지 않음에도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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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사라졌음에도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중독 상태가 만성화되면, 더 이상 ‘쾌락’은 중독자의 목표가 아닙니다.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로 인한 뇌의 변화는 결국 중독자의 뇌를 왜곡시킵니다.
중독의 초기 단계에서는 도파민 수치의 급증으로 인한 쾌락이 중독의 이유의 핵심이었지만, 중독이 만성화되면 뇌는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거나 수용체를 줄여버립니다. 그 결과, 더 이상 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셔도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중독 행위를 하지 않을 때 금단현상으로 인한 불안과 초조함만이 남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중독 행동이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됩니다. 속상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을 때 술을 찾거나, 기분이 꿀꿀할 때 습관처럼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거나, 경마장에서 베팅을 해도 그다지 기분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최악의 경우에는, 술을 마시고 감정이 격해지거나, 경마장에서 돈을 잃어서 오히려 더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왜곡된 중독자의 뇌에서, 술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들은 불편할 감정을 피하기 위해 가장 쉬운 수단이기 떄문에, 중독자들은 불편한 감정이나 고통스러운 느낌을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물질에 기대게 됩니다.
중독의 악순환
또한, 금단증상 자체도 불편한 감정, 불안한 느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또 도박, 술 등을 다시 찾게 되고, 결국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점차 자신을 파괴하는 악순환에 갇히게 됩니다. 도파민 시스템이 망가진 상태에서는 더 이상 일상적인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고, 그저 중독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정상 상태를 유지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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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뇌의 회복을 돕는 치료적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중독은 단순한 ‘쾌락의 문제’가 아닌 ‘뇌의 문제’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의지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우며,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치료 병행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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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람 정신건강 연구회 입니다 정신과와 심리학, 건강에 대한 지식을 정신과 전문의가 전달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통한 건강한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test.hearam.kr 에서는 간단한 심리검사를 직접 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