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람 연구회 입니다
오늘은 조금 슬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환자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H.M. 이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핸리 몰래슨(Henry Molaison)이라는 분 인데요
본인이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분 덕분에 해마 기억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H.M.과 해마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H.M. (핸리 몰래슨)은 누구인가?
핸리 몰래슨은 간질(Epilepsy)로 인해 양측 해마를 제거 받은 분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뇌 손상으로 인해서 기억력에 손상을 입는 사람들은 많았고 알츠하이머 병 환자들도 기억 형성의 장애가 나타나지만 핸리 몰래슨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수술로 양측 해마를 절제하였다는 것인데요
이전에는 기억력 손상이 있어도 사고 또는 질병으로 인한 뇌손상이라는 것은 한 부분에만 국한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부분의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의 장애가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었는데 핸리 몰래슨은 수술로 양측 해마를 제거했기 때문에 이 분의 기억장애가 해마 때문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했습니다
수술은 1953년에 이루어졌고 이후로는 기억력 문제로 인해 정상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이분을 대상으로 기억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핸리 몰래슨은 2008년에 사망하였는데 사망 전까지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H.M. 이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졌다가 사망 이후 인적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
H.M. 은 왜 양측 해마를 절제하게 되었을까요?
핸리 몰래슨(Henry Molaison)은 1926년 2월 26일에 미국 코네티컷에서 태어났습니다
태어날 때는 건강했지만 7세 경 자전거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머리를 다치기는 했지만 큰 문제 없이 회복된 줄 알았지만 10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간질(Epilepsy)를 겪게 되었고 간질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심해졌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서 1953년 뇌수술을 권유받게 되었습니다
간질의 수술은 보통은 간질파가 시작되는 뇌 부위를 절제하게 되는데 H.M. 은 양측 측두엽에 있는 해마 인근에서 간질파가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양측 해마와 인근 뇌 구조물을 절제 받게 됩니다
해마의 중요성이 알려진 현대에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지만 당시에는 해마의 기능에 관해서 잘 몰랐고 현재처럼 약물 치료가 발달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양측 해마를 절제하기로 결정합니다 💉
H.M. 은 수술 이후 기억 형성(Memory Formation)에 장애를 겪습니다
그래서 양측 해마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 이후 간질에 의한 경련이 감소 되었는지를 살펴 보았는데 경련이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하는 전향적 기억상실(Anterograde Amnesia)가 나타납니다
전향적 기억상실은 특정 순간 이후로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 하는데 H.M. 은 양측 해마 절제 이후로 일어난 사건을 기억을 하지 못하는 기억 형성(Memory Formation)의 장애를 겪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인데 해마를 절제하면 작업 기억(Working Memory)라고 불리는 단기 기억의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들어 내는 기억 형성(Memory Formation)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 그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학습하지만 이를 장기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하고 수술 이후의 일어난 사건과 개념을 학습하지 못하면서 전향적 기억상실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
H.M. 의 절차 기억(Procedure Memory) 형성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H.M. 이 새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명시적 기억(Explicit Memory)뿐이었고 절차 기억(Procedure Memory)의 형성은 가능했습니다
명시적 기억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기억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관한 기억인 에피소드 기억(Episode Memory)와 추상적인 개념이나 의미에 대한 기억인 의미 기억(Semantic Memory)를 이야기 합니다
절차 기억(Procedure Memory)이란 의식적으로 생각나지 않는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전거를 타거나 운전을 하거나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몸이 기억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H.M. 은 명시적 기억 형성은 불가능했지만 절차 기억은 가능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가르쳐 주면 언제 배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 낯설어 하기는 했지만 학습한 대로 기술을 시행하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
H.M. 은 단기 기억, 장기 기억, 절차 기억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H.M. 에 대한 기억 연구가 진행되기 전에는 우리 기억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H.M. 에게 상실된 능력을 연구하게 되면서 우리의 단기 기억(작업 기억)과 장기 기억이 나뉘어져 있고 해마는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해마와 연결되어 있는 변연계(Limbic System)가 만들어내는 감정이 이러한 장기기억의 형성에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것 이외에 몸이 기억하는 절차 기억이라는 것이 따로 있음 또한 알게 되어서 학습이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H.M. 개인에게는 매우 불행한 일이었지만 H.M. 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기억과 학습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부분은 현재 보다 매우 제한적이었을 것이고 인간의 기억 및 인지 이론 및 이를 응용한 다양한 과학 및 기술의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
해람 정신건강 연구회 입니다 정신과와 심리학, 건강에 대한 지식을 정신과 전문의가 전달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통한 건강한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test.hearam.kr 에서는 간단한 심리검사를 직접 해보실 수 있습니다